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금리가 M&A 시장에 미치는 영향

by bankershouse 2025. 2. 23.

금리와 M&A 관련한 이미지

금리는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, 인수합병(M&A) 시장의 활황과 침체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입니다. 금리가 낮으면 기업들은 저렴한 자금조달 비용을 통해 공격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서지만, 금리가 높아지면 차입 부담이 커져 M&A가 위축될 수 있습니다. 이 글에서는 금리 변동이 M&A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저금리와 고금리 상황별로 구분해 분석해 보겠습니다.

1. 저금리 환경에서의 M&A 시장 활성화

저금리 환경에서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M&A를 추진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. 그 이유는 자금 조달 비용의 감소에 있습니다. 금리가 낮으면 기업들은 대규모 대출을 부담 없이 받을 수 있고, 이를 활용해 더 큰 규모의 인수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습니다. 예를 들어, 금리가 2%와 7%의 이자 비용 차이는 수백억 원에 달할 수 있습니다. 이처럼 저렴한 자금을 활용하면, 원래 부담스러웠던 대형 인수 거래도 현실적으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.

저금리 상황에서는 레버리지 바이아웃(Leveraged Buyout, LBO)도 활발해집니다. LBO는 인수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대규모 차입을 일으켜 인수하는 방식인데, 금리가 낮을수록 이자 부담이 적어져 이 전략이 더욱 유리해집니다. 실제로 2010년대 후반 글로벌 초저금리 환경에서 사모펀드(Private Equity)들은 공격적으로 LBO를 추진하며 M&A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 잡았습니다.

또한 저금리는 주가 상승을 유도해 M&A를 촉진합니다. 금리가 낮으면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며 주식시장에 자금을 몰아넣고, 기업 가치가 상승하면서 인수합병 시 지분 교환(Stock Swap) 방식의 거래가 유리해집니다.  예를 들어, 2020년 팬데믹 이후 저금리 덕에 테크·헬스케어 분야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인수합병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이를 잘 보여줍니다.

결국 저금리 환경에서는 공격적인 확장 전략이 유리합니다. 저렴한 차입, 높은 주가, 유리한 시장 심리가 결합돼 기업들은 시장 점유율 확대, 경쟁사 흡수, 신시장 진출 같은 전략을 과감하게 펼칠 수 있습니다.

2. 고금리 환경에서의 M&A 시장 위축과 전략 변화

반면, 금리가 상승하면 M&A 시장은 침체될 수 있습니다. 고금리 환경에서는 차입 비용이 급증해, 대규모 인수합병의 재무적 부담이 커지기 때문입니다. 특히 대출에 크게 의존하는 대규모 거래나 레버리지 바이아웃은 고금리 상황에서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.

예를 들어, 1조 원의 인수 자금을 3% 금리로 조달할 때와 7% 금리로 조달할 때의 이자 비용 차이는 무려 400억 원에 달합니다. 이렇게 막대한 금융비용은 인수 후 기업의 재무 상태를 악화시키고, 주주가치의 하락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. 실제로 2022년 미국 연방준비제도(Fed)가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면서 글로벌 M&A 거래 건수가 전년 대비 30% 이상 감소한 것은 금리 인상이 M&A에 얼마나 강력한 억제 요인인지 잘 나타냅니다.

고금리 환경에서는 리스크 관리 중심의 인수 전략이 강화됩니다. 기업들은 인수 대상을 신중히 선별하고, 현금흐름 창출력이 확실하거나 단기간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선호합니다. 예를 들어, 단순한 시장 점유율 확대보다는 인수 후 즉각적으로 비용 절감이나 운영 효율화를 달성할 수 있는 거래가 더 우선시됩니다.

또한, 고금리 시기에는 차입보다 내부 유동성 활용이 핵심 전략이 됩니다. 대출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현금 보유량이 많은 대기업들이 M&A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떠오르며, 상대적으로 재정이 취약한 중소기업들은 M&A보다는 내부 성장에 집중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.

3. 금리와 M&A 시장의 미래: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?

그렇다면 금리의 변화에 따라 M&A 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까요? 그리고 기업들은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요?

  • 금리 인상기: 고금리 환경에서는 기업들은 내부 유동성 확보가 필수입니다. 막대한 차입보다는 현금 흐름을 최적화하고, 외부 자금 조달 없이도 추진할 수 있는 중소형 인수 기회를 노리는 것이 유리합니다. 또한, 인수 후 통합(PMI, Post-Merger Integration)을 신속하게 추진해 비용 절감과 효율 극대화를 달성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.
  • 금리 인하기: 금리가 내려가면 M&A 시장은 다시 활기를 띠게 됩니다. 이때 기업들은 선제적으로 인수 후보군을 탐색하고, 금리 하락 시점에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. 특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이나 신기술 보유 기업을 미리 파악해 두면, 저금리 전환과 동시에 공격적인 M&A 전략을 펼칠 수 있습니다.
  • 복합 전략: 금리의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는 혼합형 M&A 전략이 유리합니다. 현금과 지분 교환 방식을 혼합해 금리 리스크를 분산하고, 부분 인수나 전략적 제휴 같은 유연한 거래 구조를 활용하면 금리 변동에도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.

결국, 금리 변화는 M&A 시장의 흐름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입니다. 금리 환경을 면밀히 분석하고, 변화에 따른 리스크와 기회를 전략적으로 관리한다면, 기업은 어느 환경에서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.

 

결론: 금리의 흐름을 읽으면 M&A의 기회가 보인다

금리와 M&A 시장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. 저금리일 때는 공격적으로, 고금리일 때는 신중하게 움직이는 것이 기본 원칙이지만, 궁극적으로 중요한 건 시장 흐름을 읽는 통찰력입니다.

금리가 내려가면 다시 M&A 열기가 살아날 수 있고, 금리가 오르더라도 재무 건전성이 높은 기업들은 좋은 인수 기회를 포착할 수 있습니다. 따라서 기업과 투자자는 금리 변화를 단순한 비용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, 미래 전략을 조정할 수 있는 핵심 신호로 인식해야 합니다.

M&A는 단순한 거래가 아니라, 기업의 미래 성장을 결정짓는 중요한 선택입니다. 그리고 그 선택의 배경에는 항상 금리라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합니다. 금리의 움직임을 이해하고, 그에 맞는 M&A 전략을 세운다면, 어떤 시장 환경에서도 지속 가능하고 강력한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.